4개월 전
기획하는 사람의 역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구상하고 실현시켜가는 것. 의미와 본질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공부하는 것. 가장 적절한 것을 찾아 가장 적절한 곳에 배치하기 위해 애쓰는 것. 첫인성울 먼들고, 경험을 계획하고, 기억을 남기는 것. 추상적인 개념을 그리기도 하고 깨알 같은 요소를 다듬기도 하는 것. 누구와도 같이 협업할 수 있으면서, 또 홀로 일하는 외로움도 견디는 것.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기획자의 독서 - 김도영 --------------------------- 기획자의 세계는 양날의 검 가운데에 끼워진 핫도그에 가깝다. 새로움을 찾아야 하지만 본질을 꿰뚫어야 하고, 추상적인 개념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어느 쪽을 잡아도 고통스럽지만, 핫도그가 먹고 싶으니 어쩌겠는가? 이 세계에서는 누구도 친절하게 핫도그에 나무 손잡이를 마련하지 않는다. 한쪽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건 다른 한쪽에서 불편함이 생긴다는 뜻이다. 즉 검을 날카롭게 벼르는 것조차 내 몫이라는 거다.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나는 나만의 안식처이자 도피처인 책 품에 안긴다. 나는 도서관에서 ‘기획’이 들어간 제목의 책을 더 빌릴 수 없을 만큼 가득 빌렸다. 얼마나 두껍든 누가 썼든 상관 없었다. 핫도그를 좋아하는 대장장이의 시선만 담겨있으면 좋았다. 어차피 모든 게 기획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