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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팀원 만나기, 정말 운빨일까?

혜린혜린
좋은 팀원 만나기, 정말 운빨일까?

2020년 2월, 디즈니는 새 CEO를 발표했습니다. Bob Chapek. 디즈니에서 오래 일해온 베테랑이었고, 전임자 Bob Iger — 디즈니를 15년 이끈 전설적 CEO — 가 직접 점찍은 후계자였습니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승인했고, 사람 한 명 보는 데 필요한 정보가 거의 다 모인 결정이었습니다. 약 2년 9개월 후, Chapek은 해고됐습니다. Iger가 다시 CEO 자리로 돌아왔고, 나중에 "내 인생 최대의 후회"였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이 결과를 정리한 단어들이 묘합니다. "fit이 안 맞았다." "스타일이 달랐다." "케미가 안 맞았다." — 가장 가까이서 오랫동안 본 사람조차도 결과를 사후에 이런 단어로 정리합니다. 그렇다면 면접 한두 번으로 사람을 봐야 하는 일반적인 자리에서는 더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일까요. 팀원을 들이는 자리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단어가 "운"입니다. 새 사람을 들여본 쪽은 "이번엔 운이 안 따랐어요"라고 말합니다. 새 팀에 들어간 쪽은 "그날 면접관이랑 케미가 안 맞았나봐요"라고 말합니다. 팀을 책임지는 쪽은 "또 한 명 뽑았는데 영 안 맞네"라고 말합니다. 세 시점이 같은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팀원 고르기는 원래 설계입니다

팀원을 고르는 과정 전체는 설계의 모양입니다. 어떤 일을 함께 할지 정의하고, 평가 기준을 만들고, 면접이나 대화로 검증하고, 결정합니다. 그런데 왜 끝에서는 매번 "운이었네"라는 말이 나올까요? 설계의 형식은 갖췄는데, 정작 설계할 재료가 없어서입니다. 한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한 기록이 부족합니다. 이력서에 압축된 직책과 기간 너머의 정보 —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갈등을 어떻게 풀었는지, 어떤 결정에서 빛났고 어떤 결정에서 멈칫했는지 — 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이력서 한 줄에 안 담기는 것들

한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순간, 그가 일했던 방식의 대부분이 사라집니다. 이력서에 남는 건 보통 이런 줄입니다. "○○회사 ○○ 매니저, 2021~2024." 그 한 줄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외부에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이 문제에 본인이 직접 대응한 흥미로운 사례가 있습니다. 호주 소프트웨어 회사 Atlassian에서 8년간 일한 엔지니어 Vasilios Syrakis는 2026년 봄 해고된 후, 38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직접 올렸습니다. 본인이 8년 동안 어떤 시스템을 설계했고, 어떤 기술적 의사결정을 했고, 어떤 아키텍처를 회사에 남겼는지를 챕터별로 정리한 영상입니다. 그가 굳이 카메라 앞에 앉지 않았다면, 그 8년은 다음에 그를 팀원으로 들이려는 누군가에게 그냥 "Atlassian 엔지니어 8년" 한 줄이었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정보가 가장 먼저 사라지는 구조 — 이것이 팀원 고르기를 추측 게임으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왜 자꾸 '운' 탓을 하게 될까요

팀원 선택이 어긋날 때마다 우리는 "운이 안 좋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묘하게 편합니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게 만들어주거든요. 들이는 쪽도, 들어오는 쪽도, 팀을 책임지는 쪽도 — 운이라는 결론 앞에서는 다 같이 어쩔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다음번에도 똑같이 굴러갑니다. 진짜 문제는 팀원 선택이 운에 좌우된다는 점이 아닙니다. 데이터가 없는 구조 자체를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운에 기대지 않으려면, 두 가지 기록이 쌓여야 합니다

팀원 고르기를 운에서 빼내려면 일하는 방식이 휘발되지 않고 자산으로 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자산은 두 갈래로 쌓여야 입체적입니다. 첫째, 자기 기록. 본인이 자신의 협업 스타일·강점·일하는 방식을 스스로 인지하고 기록하는 영역입니다. 검사, 진단, 회고 같은 방식으로 가능합니다. 퍼플즈의 Work DNA 같은 도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8가지 일하는 유형 중 본인이 어떤 협업 DNA를 갖고 있는지 명확히 해두면, 본인도 본인을 설명할 수 있고 같이 일할 사람도 그 사람을 더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둘째, 타인 기록. 같이 일해본 동료·리더의 관찰과 피드백입니다. 자기 인식만으로는 사각지대가 남기 때문에 외부 시선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이 영역이 "지인 한두 명에게 비공식적으로 묻는 레퍼런스 체크" 정도에서 멈춰 있습니다. 두 갈래가 합쳐져야 비로소 보입니다 — "이 사람이 우리 팀에 들어왔을 때, 어떻게 일할까."

이력서 한 줄로 끝나지 않는 시대

Vasilios Syrakis는 본인이 직접 카메라 앞에 앉아 38분 동안 자신의 8년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한 사람의 일하는 방식이 굳이 영상으로 남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쌓이는 구조 — 그것이 만들어지는 순간 팀원 고르기는 운의 영역에서 슬슬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때 비로소 "이번엔 운이 안 따랐어요"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