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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혜린

혜린

2개월 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HP는 새해 첫날에 새로운 한 해를 다짐한다. (실제로 HP의 창립기념일이 1월 1일이다.) 실리콘밸리의 할아버지가 된 HP는 올해 87주년을 맞이했다. “기술은 인간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소원을 떠올리며 생일초를 후! 하고 불었을 것이다. 단지 회사의 나이 때문에 HP를 할아버지라고 부른 것은 아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 HP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빌 휴렛(HP 공동창립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품을 요청할 정도로 HP를 동경했다고 한다. 그는 “회사를 만드는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데이비드 팩커드(HP 공동창립자)의 철학을 계승했고, HP가 구축한 가치를 애플에서 보존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애플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경험의 시스템’을 파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 또한 구글은 HP의 ‘목표 관리’와 ‘현장 소통’ 시스템을 OKR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성공하는 팀의 조건을 연구한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의 결론은 심리적 안전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이미 50년 전 HP가 고수한 “사람을 믿으면 최선을 다한다”는 신뢰 기반 경영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사례가 되었다. 기라성 같은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HP는 퇴사한 직원들이 새로운 회사를 차리는 것을 막지 않고 격려하며 실리콘밸리의 에코시스템에도 영향을 줬다. 이리하여 HP 출신의 수많은 벤처 기업이 실리콘밸리를 채우며, The HP Way를 그들의 기본 운영 체계로 깔았다. 도대체 HP의 철학이 무엇이길래, 현재까지 관통하고 있는 것일까? 두 명의 창립자가 적어낸 The HP Way는 단순한 경영 슬로건이 아니라, HP의 존재 이유부터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담긴 종합 설계도다. 이들은 다섯 가지의 핵심 원칙을 중심으로 “시스템적으로 일한다”는 철학을 굳건히 했다. [HP의 다섯 가지 핵심 원칙] 1. 개인에 대한 신뢰와 존중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며, 적절한 환경과 시스템만 제공된다면 실제로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HP는 가장 첫번째 가치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말하며 직원에게 감시나 통제 대신 자율성을 부여했다. 이는 직원들이 높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직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었으며,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혁신 성과를 높이는 매개체가 됐다. 2. 높은 수준의 성취와 기여 “고객에게 실직적인 가치를 주는 ‘기술적 기여’를 해야 한다. 남들이 이미 한 것을 따라 하는 것은 기여가 아니다.” HP의 모든 프로젝트는 “이것이 세상에 어떤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시장에 기여할 수 없는 무의미한 프로젝트는 과감히 쳐내고, 핵심적인 혁신에만 집중하는 시스템적 효율을 누렸다. 또한 직원들은 자신이 단순히 회사의 이익을 위해 부품처럼 쓰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드는 창조자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HP의 이직률이 당시 실리콘밸리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던 실질적인 이유였으며,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헌신하게 만든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3. 타협하지 않는 정직과 성실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 정직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는 동료, 고객, 사회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숨기지 않고 즉시 공유하는 ‘오픈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근간을 만들었다. 정보가 투명해야 시스템이 오류를 스스로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HP에 대한 뉴스 분석에 따르면, 전 직원의 참여와 개방적 소통을 유도하여 자신과 고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4. 팀워크를 통한 공동의 목표 달성 “우리는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승리한다. 부서 간의 벽을 허물고 협력해야 한다.” ‘나만 아는 정보’를 없애고 지식을 공유하는 공유 시스템을 장려했다. ‘맨땅에서 일하지 않는’ 시스템은 실무적인 스트레스를 줄였다. 최근 HP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기술적 지원과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근무 지속 의향이 높고 번아웃 위험이 낮다. 5. 유연성과 혁신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우리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을 혁신해야 한다.” HP는 관료주의에 빠져 ‘원래 이랬어’라고 말하는 대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을 모든 직원의 기본 업무로 정의했다. 이는 고용 불안전이 높은 시기에도 직원이 조직 내에서 주도적으로 미래를 대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HP 직원 변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HP 문화에 익숙한 직원들은 스스로 학습하고(60% 이상),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업무에 적용하려는 의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사이 시대가 변하고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을 신뢰하고 그들이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팩커드는 이렇게 덧붙였다. "경영의 목적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우리는 지금 어떤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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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린

혜린

2개월 전

기획하는 사람의 역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구상하고 실현시켜가는 것. 의미와 본질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공부하는 것. 가장 적절한 것을 찾아 가장 적절한 곳에 배치하기 위해 애쓰는 것. 첫인성울 먼들고, 경험을 계획하고, 기억을 남기는 것. 추상적인 개념을 그리기도 하고 깨알 같은 요소를 다듬기도 하는 것. 누구와도 같이 협업할 수 있으면서, 또 홀로 일하는 외로움도 견디는 것.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기획자의 독서 - 김도영 --------------------------- 기획자의 세계는 양날의 검 가운데에 끼워진 핫도그에 가깝다. 새로움을 찾아야 하지만 본질을 꿰뚫어야 하고, 추상적인 개념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어느 쪽을 잡아도 고통스럽지만, 핫도그가 먹고 싶으니 어쩌겠는가? 이 세계에서는 누구도 친절하게 핫도그에 나무 손잡이를 마련하지 않는다. 한쪽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건 다른 한쪽에서 불편함이 생긴다는 뜻이다. 즉 검을 날카롭게 벼르는 것조차 내 몫이라는 거다.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나는 나만의 안식처이자 도피처인 책 품에 안긴다. 나는 도서관에서 ‘기획’이 들어간 제목의 책을 더 빌릴 수 없을 만큼 가득 빌렸다. 얼마나 두껍든 누가 썼든 상관 없었다. 핫도그를 좋아하는 대장장이의 시선만 담겨있으면 좋았다. 어차피 모든 게 기획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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