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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한 세대가 연 길이, 다음 세대한 세대가 연 길을, 다음 세대가 세계로 넓히다 — 정주영과 정몽구의 현대차의 출발점이 된다

혜린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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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한국 자동차 회사가 세계 최고 자동차 레이싱 무대에서 처음으로 점수를 땄습니다. 페라리, 토요타, BMW가 경쟁하는 그 무대에서 말입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입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이 회사의 차는 해외에서 "바퀴 달린 값싼 전자제품"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요. 그 답은 두 사람이 물려주고 물려받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현대그룹을 세운 정주영과, 현대차를 세계 5위로 키운 그의 차남 정몽구의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은 길을 열었다

정주영은 강원도 통천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학력도, 물려받은 자본도 없었습니다. 그가 가진 건 "해보자"는 태도 하나였습니다.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의 가장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이봐, 해봤어?" - 정주영

누군가 "안 됩니다"라고 하면 정주영은 늘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1970년대, 조선소 하나 없던 시절에 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러 갔을 때, 그는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보였습니다.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든 민족"이라고 설득했습니다. 그 말로 차관을 따냈고, 그 돈으로 울산에 조선소를 세웠습니다.

자동차도 그랬습니다. 1960년대 한국에는 자동차 산업이라 부를 만한 게 없었습니다. 정주영은 포드와 합작으로 시작했지만, 곧 남의 기술이 아닌 우리 차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모두가 "한국이 무슨 자동차냐"고 했지만, 정주영은 똑같이 되물었습니다. "해봤어?"

정주영은 매뉴얼 없이 즉시 시도하고, 변수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길을 찾는 사람이었습니다. 자동차, 조선, 건설, 한국에 없던 산업을 맨손으로 열었습니다. 그가 연 길 위에서, 다음 세대가 달릴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그 길을 세계로 넓혔다

정주영이 길을 열었다면, 그의 차남 정몽구는 그 길을 세계로 넓혔습니다.

1999년, 정주영은 그룹의 자동차 부문을 정몽구에게 맡겼습니다. 그때까지도 한국 자동차에 대한 해외 평가는 낮았습니다. 싸지만 금방 고장 나는 차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정몽구의 전략은 분명했습니다. 품질이었습니다. 그는 "품질 경영"을 핵심으로 잡고, 연구개발 본산인 남양연구소를 세워 핵심 기술을 직접 확보했습니다. 같은 해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고, 미국·유럽·인도·중국에 생산판매 체제를 단계적으로 구축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2010년, 현대차는 포드를 제치고 세계 완성차 판매량 5위에 올랐습니다. "바퀴 달린 값싼 전자제품"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회사가 10여 년 만에 세계가 인정하는 메이커가 된 것입니다. 정몽구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습니다.

정몽구가 한 일은 새 산업을 처음 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연 길을, 흔들림 없는 체계와 품질로 세계 시장까지 넓히는 것이었습니다. 즉시 실행하는 추진력은 아버지와 같았지만, 그 실행을 글로벌 품질 체계로 만든 건 정몽구의 방식이었습니다.

부자의 협업은 어떻게 이어졌나

정주영 - A형 Adapter

한 줄 정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즉시 해법을 찾아내는 해결사

키워드 순발력 · 임기응변 · 유연성 · 직관력 · 상황대처

강점

  • 변수 발생 시 팀의 회복 속도 향상

  • 즉흥적 시도로 막힌 길에서 새 방법 찾기

  • 빠른 적응으로 위기를 기회로

주의점

  • 즉흥 의존으로 장기 계획 흐려짐

  • 정해진 방식 흔들기로 다른 팀원 페이스 흩뜨림


정몽구 - D형 Driver

한 줄 정의 팀의 에너지를 모아 목표를 향해 끝까지 끌고 가는 추진가

키워드 추진력 · 주도성 · 목표달성 · 성과지향 · 열정

강점

  • 추진력으로 팀이 목표 앞에서 멈추지 않음

  • 속도로 정체되지 않는 진행

  • 결과 향한 집중으로 약속한 성과

주의점

  • 속도 집중으로 팀원 컨디션 미반영

  • 정해진 방식 선호로 즉흥 변화 수용 어려움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회사를 이끈다고 해서 늘 호흡이 맞는 건 아닙니다. 세대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니까요.

그런데 정주영과 정몽구는 한 가지가 같았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분석하는 'Work DNA' 관점에서 보면 그 공통점이 분명해집니다.

정주영은 A형 Adapter 유형입니다. 일과 결과를 우선하고, 매뉴얼 없이 즉시 직감으로 움직이고, 변수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새 길을 찾는 사람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즉시 해법을 찾아내는 해결사가 본질입니다. 거북선 지폐로 차관을 따낸 것, 한국에 없던 산업을 맨손으로 연 것, 모두 정주영의 본질입니다.

정몽구는 D형 Driver 유형입니다. 사람과 현장을 우선하고, 즉시 행동하고, 정해진 체계 안에서 목표를 향해 끝까지 끌고 가는 사람입니다. 팀의 에너지를 모아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는 추진가가 본질입니다. 품질경영을 핵심으로 잡고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를 끝까지 밀어붙인 것, 모두 정몽구의 본질입니다.

두 사람은 무게중심이 다릅니다(정주영은 일·결과, 정몽구는 사람·현장). 새 시도를 대하는 방식도 다릅니다(정주영은 매뉴얼 없이 새 길, 정몽구는 정해진 체계 안에서 확장). 딱 하나, 즉시 행동한다는 것은 같았습니다.

이게 부자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이유입니다. 정주영이 "해봤어?"라며 즉시 새 산업에 뛰어들었다면, 정몽구도 망설이지 않고 즉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한 명이 즉시 길을 열면, 한 명이 즉시 그 길을 달렸습니다. 생각하는 방향은 달랐지만, 행동하는 속도는 같았습니다.

아버지가 연 길 위에서, 아들이 같은 속도로 달렸습니다.

한 세대가 연 길이, 다음 세대의 출발점이 된다

A-D 조합의 강점

즉시 행동 + 추진력 동시 작동: A가 즉시 새 길을 열면, D가 그 길을 목표까지 끝까지 추진
막힌 길에서도 멈추지 않음: A의 순발력이 변수를 넘고, D의 추진력이 정체를 뚫음
즉시 움직이는 호흡 일치: 두 사람 모두 즉시 행동하는 페이스라 결정과 실행 사이 간격이 짧음 (diagonal-A 시그니처)
새 영역 개척과 목표 달성의 분담: A가 새 가능성·변수 대응을 책임지고, D가 목표 추진·결과를 책임지는 영역 분리가 자연스러움


A-D 조합의 주의점

무게중심 차이 (A 일·결과 vs D 사람·현장) → 의사결정 시 두 시야를 모두 거치는 절차 마련 (한쪽 시야만으로 결론 내지 않기)
새 시도 vs 정해진 체계의 갈등 (A 매뉴얼 없이 즉흥 vs D 정해진 체계 선호) → 단계별 역할 분담으로 합의 (새 영역 개척은 A, 체계적 확장은 D)
둘 다 속도에 집중하는 위험 (A 즉흥 의존 + D 속도 집중) → 장기 계획·팀 컨디션 점검을 별도 배치 (빠른 실행 속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의도적으로 챙기기)

정주영만 있었다면 현대차는 한국의 회사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정주영은 없던 산업을 여는 사람이었지만, 그 산업을 글로벌 품질 체계로 만드는 건 다른 종류의 일이었습니다.

정몽구만 있었다면 넓힐 길 자체가 없었을 것입니다. 정몽구는 길을 세계로 넓히는 사람이었지만, 그 길을 처음 연 건 아버지였습니다. 맨손으로 자동차 산업을 시작한 사람이 없었다면, 글로벌로 넓힐 회사도 없었습니다.

한 세대의 도전이 다음 세대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정주영의 도전정신이 현대차라는 출발점을 만들었고, 정몽구의 품질경영이 그 회사를 세계 5위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세계 레이싱 무대에서 첫 점수를 딴 제네시스 마그마처럼 말입니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 중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큰 것. 정몽구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건 회사라는 재산이 아니라, "즉시 해보는" 태도였습니다. 그 태도 위에서 정몽구는 자기만의 방식, 품질과 체계로 회사를 키웠습니다.

물려받은 것을 그대로 지키기만 했다면 현대차는 그 자리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물려받은 태도 위에 자기 방식을 더했기에, 다음 자리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좋은 계승은 그대로 잇는 것이 아니라, 물려받은 것 위에 자기 것을 더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