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인 두 사람이 서로를 "같은 동물"이라고 부른 협업 — 손정의와 잭 마의 알리바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6분 만에 $2천만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14년이 지난 후, 그가 그 사람에 대해 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동물입니다. 손정의
그 두 사람이 손정의와 잭 마(마윈)입니다. 정반대인 두 사람이 서로를 "같은 동물"이라고 부른 협업, 알리바바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은 큰 시나리오 위에서 결정하는 사람이었다
손정의는 1981년, 24살에 SoftBank를 창업했습니다. 그가 한 일은 늘 같았습니다. 큰 시나리오를 먼저 만들고, 그 시나리오 위에서 다음 결정을 내리는 것.
1995년, 그는 직원 5명짜리 스타트업에 $200만을 투자했습니다. 회사 이름은 야후(Yahoo).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거라는 그의 시나리오 안에서, 그 작은 회사가 인터넷 검색의 입구가 될 거라고 본 것입니다. 5년 후 야후의 시가총액은 $1,000억을 넘었습니다.
손정의의 시나리오는 늘 길었습니다. "10년 후, 30년 후, 300년 후를 봐야 한다"는 게 그의 표현입니다. 그가 만든 SoftBank의 비전 보드에는 300년 단위의 계획이 적혀 있었습니다.
1999년 10월, 손정의는 베이징에 있었습니다. SoftBank China 펀드가 주관하는 "speed-dating" 형식의 미팅 세션이었습니다. 중국 스타트업 창업자 여러 명이 손정의에게 짧은 시간씩 자기 사업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손정의는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만났습니다. 그 시점에 그의 머릿속에 있던 큰 시나리오 하나에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을, 6분 만에 알아봤습니다.
손정의가 한 일은 한 가지였습니다. 큰 시나리오를 먼저 만들고, 그 시나리오 위에서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을 즉시 알아보는 것.
그 사람이 잭 마였습니다.
한 사람은 사람의 에너지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잭 마는 1964년 중국 항저우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그는 항저우 서호 근처에서 영어를 연습하러 외국 관광객들에게 가이드를 해줬습니다. 영어를 배우려고 사람과 대화하는 것, 그게 어린 잭 마의 일상이었습니다.
대학 입학시험에서 두 번 떨어졌습니다. 세 번째에 합격해 1988년 영어 전공으로 졸업했고, 그 후 항저우의 한 대학에서 영어 교사가 됐습니다. 잭 마는 사람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일을 평생 잘했습니다.
1995년 미국 출장에서 그는 처음 인터넷을 봤습니다. 중국에는 아직 웹사이트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가 본 건 사업 기회가 아니라 가능성이었습니다. "중국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1999년, 잭 마는 항저우의 자기 아파트로 17명의 친구를 불렀습니다. 가족·동료·옛 학생들이었습니다. 그 아파트에서 그는 자기 비전을 설명했고, 18명이 자기 저축을 합쳐 알리바바를 창업했습니다. 매출도, 비즈니스 모델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잭 마가 사람을 모으는 방식은 늘 같았습니다. 카리스마와 동기로 사람의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 그가 한 일은 사업 계획서를 들고 투자자를 찾는 게 아니라, 자기 비전을 들은 사람이 자기 저축을 걸도록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1999년 10월, 잭 마는 베이징에서 손정의를 만났습니다. speed-dating 미팅에서 그가 자기 비전을 6분 동안 이야기했고, 그 6분 안에 손정의가 결정했습니다. 잭 마가 후에 회고했습니다.
우리는 매출 이야기를 안 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이야기 안 했고요. 우리 둘 다 빠르게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잭 마
매출도 비즈니스 모델도 없이, 두 사람은 서로의 결을 알아봤습니다.
6분 만에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
1999년 10월 31일, 베이징의 한 회의실. SoftBank China가 주관한 speed-dating 미팅이었습니다. 손정의 앞에 중국 스타트업 창업자가 한 명씩 들어와 자기 사업을 짧게 발표하고 나갔습니다.
잭 마 차례가 왔습니다. 그가 영어로 알리바바의 비전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6분 후, 손정의는 결정했습니다. "당신에게 $2천만을 투자하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알리바바 지분 30%를 가져가는 것이었습니다. 매출도 없고 비즈니스 모델도 정해지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손정의가 후에 그 6분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눈빛이었습니다. '동물의 냄새'였죠. 저는 제 후각으로 투자했습니다. 손정의
손정의가 "냄새로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6분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인터넷이 중국을 바꿀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큰 시나리오 위에서, 그 시나리오에 맞는 사람을 즉시 알아본 결정.
일하는 방식을 분석하는 'Work DNA' 관점에서 보면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정반대인지, 그런데 왜 그 6분 안에 서로를 알아봤는지 분명해집니다. 손정의는 S형 Strategist 유형입니다. 일과 결과를 우선하고, 충분한 사고와 장기 시나리오를 거치고, 정해진 체계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사람입니다. 미래의 리스크와 가능성을 미리 짚어 안전한 길을 설계하는 전략가가 본질입니다. 300년 비전을 만든 것, 1995년 직원 5명짜리 야후에 투자한 것, 1999년 인터넷이 중국을 바꿀 시나리오를 들고 베이징에 간 것, 모두 손정의의 본질입니다.
잭 마는 E형 Energizer 유형입니다. 사람과 관계를 우선하고, 즉시 행동하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팀의 분위기와 동기를 즉시 끌어올리는 동력 부스터가 본질입니다. 항저우 아파트에서 18명의 친구가 자기 저축을 걸게 만든 카리스마, 6분 안에 자기 비전을 전달한 에너지, 매번 새 영역(타오바오, 알리페이)을 만든 시도, 모두 잭 마의 본질입니다.
두 사람은 모든 축이 다릅니다. 무게중심이 다르고(손정의는 결과·전략, 잭 마는 사람·관계),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고(손정의는 충분한 시나리오, 잭 마는 즉시 행동), 시도하는 자세가 다릅니다(손정의는 정해진 체계 안 우선순위, 잭 마는 늘 새 시도). 세 축이 모두 정반대입니다.
그런데 그 6분 안에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봤습니다. 손정의는 자기 시나리오에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을 알아봤고, 잭 마는 자기 비전을 6분 안에 알아본 사람을 알아봤습니다. 3축이 모두 다른 두 사람이, 가장 본질에서 같은 결을 알아본 것입니다.
정반대였기에 가능했던 20년
손정의 - S형 Strategist
한 줄 정의 미래의 리스크를 미리 짚어 안전한 길을 설계하는 전략가
키워드 통찰력 · 시나리오 · 위기관리 · 구조화 · 장기시야
강점
장기 시나리오로 단기 시야에 갇히지 않음
리스크를 미리 짚어 같은 실수 반복 방지
우선순위 정리로 큰 목표를 향함
주의점
사고 시간이 길어 즉각 실행이 늦을 수 있음
큰 그림 집중으로 현장 즉시 대응이 밀릴 수 있음
잭 마 - E형 Energizer
한 줄 정의 팀의 분위기와 동기를 즉시 끌어올리는 동력 부스터
키워드 팀워크 · 동기부여 · 영향력 · 친화력 · 상호작용
강점
활기로 회의·협업 자리가 무겁지 않음
소통 흐름으로 의견 내기 편한 환경
동력으로 어려운 문제 앞에서 멈추지 않음
주의점
분위기 집중으로 차가운 의사결정 미룸
즉흥 변화로 정해진 페이스 흔듦
손정의의 $2천만은 알리바바가 닷컴 버블 붕괴 직전에 받은 돈이었습니다. 2000년 봄, 닷컴 시장이 무너지면서 많은 스타트업이 자금줄이 끊겼지만 알리바바는 살아남았습니다. 손정의의 돈으로 회사가 닷컴 위기를 버텼고, 2002년 첫 흑자를 냈습니다.
2005년, 손정의는 알리바바 이사회에 합류했습니다. 2007년, 잭 마도 SoftBank 이사회에 합류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를 운영한 게 아니라, 각자 자기 회사를 운영하면서 서로의 이사회에 들어가 있는 형태로 협업했습니다. 손정의는 SoftBank를 글로벌 투자사로 키웠고, 잭 마는 알리바바를 중국 최대 e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웠습니다. 두 사람의 영역은 분리됐고, 두 사람은 자기 영역에서 흔들림 없이 움직였습니다.
2014년 9월,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사상 최대 IPO, 시가총액 $231B. 손정의의 $2천만은 그 시점에 $600억으로, 3,000배가 됐습니다. 2020년 정점에는 SoftBank의 알리바바 지분이 $2,000억을 넘었습니다.
2020년 6월 25일, 두 사람은 같은 날 서로의 이사회에서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잭 마는 SoftBank 이사회에서 13년 만에, 손정의는 알리바바 이사회에서 15년 만에. 두 사람은 공식 발언으로 "어떤 의견 차이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손정의는 자기 사임을 "졸업하는 것(graduating)"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두 사람의 협업은 20년 만에 자발적 결단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회사를 떠나는 순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좋았습니다.
정반대인 두 사람이 가장 본질에서 같은 결을 알아볼 때, 협업이 시작됩니다.
S-E 조합의 강점
• 장기 시나리오 + 즉시 활기의 완전한 보완: S가 큰 시나리오를 만들면, E가 그 시나리오에 즉시 사람을 모으고 활기를 부어줌. 한 사람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지지 않아 영역이 부딪히지 않음
• 가장 큰 보완 영역: 3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빈 자리를 가장 넓은 범위에서 채울 수 있음 (opposite 시그니처: "차이가 큰 만큼 서로 보완할 영역도 가장 많다")
• 시나리오와 사람의 자연스러운 영역 분담: S는 전략·구조·장기 시야를 책임지고, E는 사람·동기·즉시 행동을 책임지는 명확한 영역 분리
• 본질에서 같은 결을 알아보는 직관: opposite은 우연히 만나지 않음. 큰 시나리오 위에서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을 알아볼 때, 또는 자기 비전을 즉시 알아보는 사람을 만났을 때 6분 안에도 협업이 시작될 수 있음
S-E 조합의 주의점
• 가장 큰 합의 비용: 3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결정 앞에서 시야와 페이스가 모두 다름 → 결정 전 명확한 합의 절차 필요 (S의 시나리오 검증 + E의 사람·동기 측면 모두 거치기)
• 무게중심 차이 (S 결과·전략 vs E 사람·관계) → 의사결정 시 두 시야를 모두 거치는 절차 마련 (한쪽 시야만으로 결론 내지 않기)
• 사고 페이스 vs 행동 페이스 충돌 (S 충분한 시나리오 vs E 즉시 행동) → 영역별 페이스 명확히 분담 (전략·계획은 S 페이스, 실행·동기는 E 페이스)
• 체계 vs 새 시도 갈등 (S 정해진 체계 안 우선순위 vs E 늘 새 시도) → 새 시도를 시나리오와 우선순위 안에 위치시키는 합의 (E의 즉흥성을 S의 큰 그림 안에서 활용)
손정의만 있었다면 알리바바라는 회사 자체가 없었을 것입니다. 잭 마의 비전과 카리스마가 18명의 친구를 항저우 아파트에 모으지 않았다면, 손정의가 6분 만에 알아볼 사람도 없었습니다. 잭 마만 있었다면 닷컴 위기를 넘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손정의가 자기 시나리오 위에서 6분 만에 결정해 $2천만을 투자하지 않았다면, 알리바바는 2000년 봄에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세 축이 모두 다른 두 사람이, 가장 본질에서 같은 결을 알아봤기 때문에, 20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정반대인 두 사람이 서로를 "같은 동물"이라고 부를 때, 협업은 가장 멀리 갑니다.